부동산과 구조 개혁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의 통화량(M2)은 미국처럼 2배 폭증했지만, 이 돈은 경제의 혈맥을 타고 흐르지 못했습니다. 기업의 투자나 소비라는 생산적인 곳으로 향하는 대신, 막대한 자금이 부동산이라는 거대한 저수지에 갇혀버렸습니다. 가계부채라는 족쇄를 찬 채, 자산의 대부분이 집에 묶여 있는 부동산에 묶인 자산 빈곤층의 상태가 된 것입니다. 이러한 ‘돈맥경화’ 현상은 원화 가치의 하락과 자본 유출을 구조화시켰고, 결국 경제 전반의 거품과 활력 저하라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부동산에 묶인 돈을 기업과 소비재 시장 등 생산적인 곳으로 돌려 자본 회전율을 높이는 것만이, 현재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부동산 시장은 ‘사는(Buying) 것’에서 다시 본연의 목적인 ‘사는(Living) 곳’으로 정상화되어야 합니다. 규제를 철폐하여 재건축과 재개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함으로써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되, 그 이면에는 강력한 ‘실거주 원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강남과 같은 핵심지는 극히 희소한 자원입니다. 비싼 세금과 감당하기 힘든 유지비(분담금)를 낼 능력이 없다면, 억울함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시장의 냉엄한 원리에 따라 자신의 경제적 능력에 맞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정의입니다. 나아가 ‘갭투자’라는 기형적인 투기 형태의 주범인 전세 제도를 점진적으로 소멸시켜야 합니다. 시장 논리에 따르는 월세 시장과, 진정 서민을 보호하기 위한 공공임대 시장의 양대 축으로 주거 생태계를 완전히 재편해야 합니다.
조세 제도는 “흐름은 뚫고 고임은 막는다”는 대원칙 아래 전면적으로 개편되어야 합니다. 취득세와 양도세 같은 거래세는 대폭 낮추어 기존 시장 참여자들이 집을 팔고 빠져나올 수 있는 ‘퇴로’를 열어주어야 합니다. 반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는 징벌적 수준으로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집을 깔고 앉아 불로소득을 누리며 자본의 흐름을 막는 행위를 세금으로 압박하면, 다주택자들의 투기성 매물이 시장에 강제로 쏟아져 나오게 되고 이는 곧 막혔던 자본의 회전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존망이 걸린 국토 균형 발전, 이른바 ‘서울 공화국 해체’를 위해서는 극약 처방이 불가피합니다. 단순히 법인세를 일괄적으로 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은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직원 수와 그 지역의 혼잡도를 곱한 값에 비례하여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기업 과밀유발세’를 전격 검토해야 합니다. 기업들이 단지 “지방은 인프라가 형편없어서 못 간다”는 핑계를 대며 수도권에 머무는 것을 막고,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막대한 세금을 낼 바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스스로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인력을 분산시키도록 유도하는 강제적 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뼈를 깎는 개혁의 과정에서 가장 두려운 적은 기득권의 저항과 대중의 손실 회피 심리입니다. 이 저항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개혁을 주도하는 정책 입안자(정치인, 고위공무원 등)들부터 뼈를 깎는 신상필벌과 희생의 잣대를 세워야 합니다. 그들과 그 가족의 투기 수익은 임기 중은 물론이고 최장 20년이라는 부동산 개발 사이클 기간까지 90% 이상 환수하는 강력한 법안이 필요합니다. 뇌물 수수나 직무 관련 이해충돌이 적발될 경우 즉각 파면 처분하고 공소시효 없이 감옥으로 보내, 권력을 이용한 사익 추구를 원천 봉쇄해야 합니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정치를 해야 하나?”라는 깊은 회의감이 들 정도로 엄격하고 서슬 퍼런 잣대를 들이대어, 진짜 국민에게 봉사할 사람만이 공직에 남도록 부패의 고리를 끊어내야 합니다.
국가가 이토록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과 구조 개혁의 거센 파도를 맞이할 때, 개인의 생존과 투자 전략 역시 전면적으로 수정되어야 합니다. 강력한 세금과 규제의 틀 속에서, 실거주하는 1주택 외의 추가적인 주택 보유는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없습니다. 자산은 이제 철저한 현금 흐름 분석과 장기적인 시각에 입각하여 리밸런싱되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감가상각이 발생하지 않는 개발 호재 중심의 ‘토지’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현금 흐름(Cash Flow)을 창출하는 ‘상가’를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옮겨 재편하는 것만이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개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생존 전략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과감하고 급진적인 구상은 “기회는 주되 대가는 치르게 하고, 룰을 어기는 반칙은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강력하고 명료한 자유시장주의적 원칙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당장 손에 쥔 것을 잃기 두려워 이 개혁안을 그저 지나친 ‘이상론’이라 치부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는 인구 소멸과 지방 붕괴라는 국가적 재난 앞에서, 이것은 이상이 아니라 절체절명의 위기를 돌파해 내기 위해 우리가 피눈물을 머금고라도 결단해야만 하는 유일한 ‘현실적 대안’입니다.